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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9일 금요일

When breath becomes air



몇달 전 쯤 많이 유행하고 서점 젤 선두에 나와있던 책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뉴로서전 레지던트를 거의 마치고 학교에 남는 꿈의 포지션이 거의 확정되어 있던 중에 암에 걸린 것을 발견하게 된 저자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며 자서전적인 기록을 한 책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때와 기한을 모를 뿐.....모르다보니 영원히 사는 냥 살아가다가도 막연한 불안감이 들고는 한다.
그런데 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저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해도 신기술에 의한 치료가 진행되면서 약에 대한 몸의 반응에 따라 라이프 스팬이 6개월일수도 10년 일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을 쉴지 아이를 가질지 계획하고 결정하는....좀더 데스퍼레이트한 상황이라는거 이외에는 죽음이 딱 언제가 될지 모르기는 마찬가지 상황에서 병과 싸우며 일상을 살아내야하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절망적 운명을 축소판으로 압축해서 살아내야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그런상황에서 그가 하는 선택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열심히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잠시 치료로 쉬었던 레지던트에 복귀하여 끝내 수료증을 받고( 그 수료증을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란 거의 없었음에도...) 아내와 아이를 만들어 딸을 낳기도한다. 그리고 책을 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으로 출판된 이 책....



저자는 대학시절 영문학을 전공하다가 메디칼로 진로를 택했다고 했는데 다시 글쓰기로 진로가 바뀌었다고나할까......이 책은 미완성의 진행형적인 끝마무리로 딸아이가  6,7 개월 무렵에 끝이난다.

말기암의 고통에도 글 속에 녹아나오는 그의 모습에는 운명에 결연히 대처하는 처연함 속에서도 품위와 젠틀함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함이 있었다. 
성실함 성실함 성실함....
숨이 날아가 공기가 되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날까지 뚜벅뚜벅 성실하게 그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가꾸워온 스킬과 지식과 인간됨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용한다. 절망에 빠져 스스로를 동정하며 방황하지 않는다. 그런 과정이 있더라도 매우 짧게 필연의 과정으로 ...그걸로 주어진 짧은 시간들을 허비하지 않는다.
탈렌트 김영애씨가 생각나기도 했다. 암에 걸려서도 드라마를 끝까지 찍던...그것이 그녀의 삶의 의미를 주는 것이었다면 끝까지 하는게 맞겠지.
버켓 리스트를 채워가는 말년의 삶도 의미 있겠지만 늘 하던 일을 하며 자신의 재주와 스킬을 마지막 날까지 성실히 사용하고 해내는 이런 삶도 멋지다.
나의 말년의 모습은 어떠할지.....나또한 이 저자와 같은 순간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맞이 할텐데 잘 살아야하지만 또 잘 죽어야한다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가 죽어가는 순간 조차도 성실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의 바탕에는 독서와 인문학의 힘이 있다고 느꼈다. 내면에 인문학의 영역이 폭넓고 깊게 축적되어 있을 때 삶에 의미부여가 되고 위기의 날이 와도 추하게 쓰러지지 않고 품위있고 아름다울 수 있겠구나....
책 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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