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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7일 화요일

책 읽기 : 리디북스: 위화의 '인생 '


위화는 중국인 소설가.
리디북스에 그가 쓴 소설이 3개 있는데 그 중 하나이다.
위화 소설의 특징은 누군가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톤으로 써내러간다 느껴졌는데 이 소설은 시골애서 만난 푸구이라는 노인이 자기의 인생 여정을 글쓴이에게 쭉 이야기해준 것을 옮기는 형식이라 더욱 그러하다.

노인의 삶. 험난한 시대를 겪고도 죽지 않고 노인이 되도록 살아남은 푸구이의 삶은 파란만장한데 본인은 '평범한 삶'이었다고 말한다. 
아내 자전, 딸 펑샤, 아들 유창, 사위 얼시, 손자 쿠건을 모두 앞서 보낸 삶이었간만.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건달짓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소작농이 되어 힙겹게 살며 국공내전과 문화대혁명의 시대를 지내는 푸구이. 그 시대의 부조리함이 푸구이 가족의 삶에 깊은 상흔을 남기건만 작가의 시선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뭣도 모르고 당할때  그것이 운명이고 삶이고 인생이라 여기는 그 지점에 있다. 인생이란 잠시 행복한듯 하다가 오래지 않아 먹구름이 몰려오고 불운이 찾아오고 하는 그런 것. 특별히 시대를 탓하거나 비판하는 듯하지 않다.

역자평에 ' 사람과 그 운명의 우정'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참 적절한 말인듯하다. 작가의 시선이 그러하다.

푸구이의 아내 자전. 그녀의 인생을 보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처녀시절을 보냈건만 난봉꾼이었던 남편 푸구이를 만나 마음 고생을 많이 하나 맞서지도 못하고 그저 인내한다. 남편은 도박빚으로 가산을 탕진하고나서야 정신을 차리는데 소작농으로 전락하여 끼니를 걱정하며 살다가  큰 딸은 병으로 농아가 되고 둘째 아들은 중학교도 가지 못한 어린 나이에 공간당간부의 아내에게 피를 수혈해주다가 어처구니 없게  죽는다
 농아인 딸을 결혼 시킬 때 잠시 행복한 시절을 맞는 듯하나 딸은 아들을 낳다가 죽는다. 그녀 자전 또한 영양실조로 인한 병으로 죽게 된다.

그런데 즉음을 앞둔 그녀가 하는 말
'평샤와 유칭 둘 다 나보다 앞서 떠났으니 내 마음도 편안하네요. 더 이상 그 애들 때문에 마음 좋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어쨌든 나도 어미였고 두 아이 모두 살아 있을 때 나한테 지극 정성이었으니 사람이 그 정도 살았으면 만족할 줄 알아아죠.'

또 남편에개도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아내가 되겠다는 스윗한 말을 남긴다.

운명에 대해 이렇게 받아들이며 담대히 말할 수 있다니. 지지리 복도 없고 기구한 팔자였다가 아니라니. 
이런 시선이 놀랍다. 

특별한 시대랑 맞물려 오랜 굶주림과 병약함이 있었던 시대이건만 가족관계로 맺어졌던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 받았던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 만족해하다니. 그것들을 지속하지 못하게 앗아간 것들에 한탄하고 원망하기보다는 그저 운먕이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해하는 모습.

그녀의 삶에 대한 최선과 가족애. 정말 힘이 없어 누워만 있어야할때도 머리를 단정히 빗고 하루를 시작하고 바느질이라도 하면서 사람 구실을 하고 짐이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던 그녀가 바늘 잡을 힘도 없어졌을 때 보였던 실망감이라니. 그런 의지였기에 그대로 죽을거 같은 명줄이 다시 이어지고 기력을 회복하여 조금이라도 가족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려 애쓰며 삶을 살아가다가 딸이 죽자 얼마 못 가 죽게된다. 구루병이니 비타민디 결핍으로 병이 온거.

그저 편하게 놀고 먹는 게 최고인 오늘날 풍조로 그녀를 바라보니 숙연함과 고귀함이 느껴진다.

여러 가족간, 어러 관계에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순간들의 묘사들도 좋았는데 특히  압권은  모기사건.
푸구이의 사위는 머리가 비뚫어져 한쪽으로 가울어있는데  농아인 푸구이의 딸을 아내로 맞아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데 아내가 임신하자 자기가 먼저 모기에 물려서 모기배를 두둑히 블려주어 아기를 가진 아내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보호해준다. 찐사랑.

이외에도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부부간 사랑, 할아버자와 손자, 손자와 양, 마지막 푸구이와 소, 그런 잔잔한 사랑의 표현들이 많았다.

운명, 너가 어떠한 형태로 우리 삶을 몰아가던지 사랑하며 살겠어.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했으면 그걸로 만족해. 그것이 인생, 살아간다는 것. 
이것을 먹먹하게 알게 해준 소설.



댓글 2개:

  1. 사랑할 줄 모르고
    사랑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되는인생..뒤돌아 볼 나이가되면 무엇을 지키며 살아서 다행이고..그럭저럭 행복했다 라며 엔딩할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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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두를 읽은 푸쿠이는 경작에 필요한 소를 사러 갔다가 늙어서 도살 당할 위기에 처해 울고 있는 소를 사와요. 그리고 소와 친구가 되지요. 그렇게 끝까지 위화는 사랑에 대해 얘기하지요. 사랑과 희생은 없어져가고. 편안함과 안락함만 추구하는 사회가 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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