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일 목요일

책 읽기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며칠 전, 마당에 있는 나무를 보며 나무의 인생에대해 생각해보았더랬다.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평생을 심겨진 그 자리에서 오는 것을 그대로 피하지 못하고 맞는 삶은 어떨까 싶었다.
또 위로 위로 뻗어 올라가는 가지의 끝에서 경험하는 것은 지상에 붙어 다니는 내가 또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걸꺼라 거기서 보는 햇빛, 바람, 풍경, 삶은 어떨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또 수천년 살아가는 나무도 있으니 고작 100년의  삶을 인간이 이리저리 휘젓고 비항기까지 타고 돌아다니며 경험한다 한들, 먼 옛날과 오지 않은 미래까지를 살아내는 나무는 한자리에만 있어도 그 경험치가 엄청나겠고 비교가 되지 않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나무를 쳐다보자니 묵상하고 생각할 것이 참 많구나 싶었는데 바로 그런 생각을 풀어낸 책이 이 책이다.

아주 어릴때부터 나무에 깊은 관심을 갖고 나무 의사라는 독특한 직업을 창출해낸 저자.
경제가 발전하면서 건물을 짓고 조경사업을 할때까지는 사람들이 찾지 않았던 일인데 그 나무들이 병들어가고 시들시들해갈때  관리를 해달라고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그의 일이 알려지기 시작한거.

그는 나무의사라는 말이 딱 맞게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의 인생을 한 생명체의 삶으로 보기에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고 건강하게 돌보는 일을 정말 즐겁게 하는 사람이다. 또 나무에게서 인생의 교훈을 배우며 사람에게서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교류하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우종영

그가 쓴 책에서 나무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는데 아쉬웠던 점은 나무 사진을 좀더 많이 곁들였더라면 한결 좋았겠다 싶은 거.

1. 유형기는 막 싹을 틔운 어린 나무가 성장하지 않고 뿌리를 내리는 시기. 작은 잎으로 만든 소량의 영양분을 자라는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데 쓴다. 나무의 유형기는 평균 5년. "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 땅속 어딘가이 있을 물길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릴 뿐이다."

2.  이른 봄, 나무들은 경쟁적으로 눈을 깨워 하늘을 향해 자라는데 여름이 깊어지면 자라기를 멈춘다. 아직 겨울은 멀었고 햇살은 창연하건만 성장을 멈춘다. 그렇게 멈춘 가지는 그 끝에 꽃을 피운다. "내쳐 자라기만 하면 하늘에 가까울 수는 있어도 뿌리로부터 점점 말어져 결국 에너지가 고갈된다." 잘 멈추어야 꽃을 피울수 있는 것.

3. 주엽나무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가시가 거의 없는데 사람들이나 초식동물의 위협을 느끼는 곳이서는 무성한 가시를 낸다. 다른 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4. 나무가 잘 성장하려면 나무의 기질에 맞는 땅을 골라 잘 심어주고 그 이후에는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건드리지말고 걱정하지 말고 버린듯해야한다. 소나무 그늘아래 심겨진 어린 소나무는 엄마 그늘에 가려 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그래서 소나무씨는 멀리 날여 보내기 좋게 젤 높은 곳에 열매를 맺고 바람에 씨앗을 날려보낸다.
사람 자식 키우기도 마찬가지 원리.

5. 우듬지는 나무의 젤 꼭대기에 위치한 줄기. 우듬지가 먼저 자라야 밑에 가지들도 자란다. 우듬지가 구심점 노릇을 해주어야 나무는 그 모양새를 유지할 수 있다.
일종의 삶을 이끌어주는 방향타 같은 우듬지.
" 누구에기나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내 안의 우듬지가 얼마나 선명한가에 따라 당장 오늘 하루가, 10년 뒤의 내 모습이 달라진다.:

6. 씨앗이 싹을 튀우는 것은 여러 조건이 맞을때를 기다렸다가 이루어지는데 체리씨는 백년 이상 싹을 튀우지 않고 남아있기도 한다.
싹을 튀우는 것은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일.
자작나무의 경우 발아율은 10% 이다.

7. 발아한다고 다 잘 성장하여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아니어서 모든 나무는 통계학상 평생을 통틀어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긴다.
1년의 수천개의 씨앗을 맺는다해도 다 싹을 틔우지 못하고 싹을 튀워도 경쟁에 뒤쳐져 도태된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

8. 비위 틈에 나무가 자라는 원리는 뿌리골무 조직때문. 뿌리골무는 여린 나무 뿌리 끝이 흙을 파고들때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직인데 끈끈한 점액질을 분비한다. 이 점액질은 흙을 부드럽게 만들고 수많은 미생물을 먹여살린다.이 미생물들이 단단한 바위를 부식시키는 것. 
부드러움이 이긴다.

9. 팥배나무는 장소에 따라 모양이 180도 달라진다. 비옥한 땅에서는 15미터 이상 크는 아름드리 나무가 된다. 팥알만한 열매에 배처럼 흰점이 있어서 팥배나무라 불리는데 새가 열매를 먹고 산꼭대기 바위 능선에 떨구면 작은 떨기나무 정도로  자란다. 거의 다른 나무 같아 보인다.
주변 환경에 맞추는 것이 나무의 제일 생존 전략.
은퇴 이후 제2인생을 계획한다면 이전 환경이 바뀌었음을 인식하고 생존 전략을 그에 맞게 세워라.

10. 북극 숲애서 자라는 나무들은 1년 365일 중 100일도 안되게 성장하고 나머지는 잠만 자지만 생장량이 따뜻한 곳에 사는 나무에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성장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광합성을 하고 쑥쑥 자라기때문. 
저자는 쉴때 쉬고 잘 자야 왕성히 활동할 수 있다고 잠 예찬론을 펼친다. (성공한 사람들이 대체로 잠 시감을 줄이며 공부하거나 일하는데 이 분은 자연의 주기에 따라 생활한다고 함.) 잠이 인간에기 왜 필요한가는 아직 미지의 세계이지만 꼭 필요한 부분일거라고 

11. 서울 통의동 천연기념물 백송은 600살 쯤에 강풍과 폭우로 쓰러졌다. 이 때 드러난 나이테. 그런데 놀랍게도 일제강점기에는 나이테가 좁고 짙어서 잘 자라지 못했음을 보야주었다. 나무도 일제강점기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 나이테가 그의 일기장인셈. 

12.  천년을 한결같은 나무? 아니다. 나무 세포 중 1년 이상 된것은 극히 적다. 매해 새로 잎을 만들고 떨구고 불필요한 곁가지를 떨군다. 변신을 거듭하며 살아간다. 같은 나무라도 환경에 따라 크기 모양이 바뀐다. 그 자리를 지키기에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나무는 오히려 변화를 추구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끝내 살아남는 것.

13. 김형석 교수의 인터뷰 인용
" 젊었을 때는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이고 장년기이는 일에서 상공하는 게 목표이지요. 그런데 나무도 마지막에는 열매를  맺어야하지 않습니까? 인생도 후반기에 들면 세상을 위해 열매를 맺어줄 때라고 봐야지요. 그러니까 앞으로 내 목표가 있다면 여러분들 좀 더 인간답기 살아가는 제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거죠." 그래서 그의 전성기는 98세. 두권의 책을 내고 160회 이상 강연.
무릎 수술 후 저자도 인생의 방향을 바꿔 직접 나무를 고치러 다니기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주력하고자한다고. 이 책도 그런 의미로 쓰여졌고.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분에게 든 느낌은 선구자.
선구자답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최선을 다해 흔들림없이 걸어간 분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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