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짧은 소설이라서 두시간 정도 시간 내면 읽을 수 있어요.
이북으로 릴리의 서재에서 읽었어요. 사후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만료되어서 이런 클래식책들이 릴리에 많이 올아와 있어서 읽기 좋아요.
톨스토이 원작이고요.
이반 일리치는 판사 라는 고위 공무원직을 하며 잘 나가다가, 세상적으로 보기에 잘 살고 있는 듯 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고 세달 만에 죽게 됩니다.
승진해서 바라던 고급진 삶을 즐겁게 사는 듯하다가 병에 걸리는데 통증이 심하고 고통스러운 가운데 짜증이 늘어나면서 식구들과 관계가 나빠지고 고독하게 죽어갑니다.
사실 아내와 자식과의 관계는 그 전에도 좋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특별한 사랑으로 결혼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어울릴 거 같아서 결혼한 사이인데 아이를 낳을 때 까지는 문제없이 살아가다가 아이를 낳게 되면서 아내가 힘들어질 떄 이반은 도와주고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일 속으로 도피하고 자기의 세계를 방해받지 않으며 살아가려고 작정을 합니다. 그러니 부부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밖에요. 아내는 이반이 병에 걸리자 충분히 공감해주고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취합니다.
이반은 자기가 뭘 잘못 살았나 생각해보는데 잘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다 죽기 3일전쯤 딸에 비해 부족한 듯한 아들이 침대 옆에 혼자 와서 손을 쥐고 우는데 마음이 흔들리며 아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요. 자기 삶에서 진정 즐거웟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는데 어린시절의 즐거웠던 시절을 지나서 고학년이 되었을 때부터는 진정 즐거웠던 때가 별로 없었음을 깨달아요. 적절하게 남과 잘 어울리고 인정 받으면서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잡아서 남들보다 앞서서 숭진하고 판사로서의 우월의식과 권위자로서 대우받는 삶을 즐겼던 모습이 과연 즐겁게 살아간 삶이라 할 수 있을지 생각하지요. 저기 삶이 불상했고 그런 삶을 같이 했던 가족들이 다 불쌍해져요. 죽을 거 같은데 가족들은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채 하는 것같은 거짓 속에 살다가 아들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진실된 행동을 함으로 이반도 거짓을 벗어버리고 자기 삶의 진실을 직시합니다,
우리 삶이 이렇게 이반처럼 살기가 참 쉬운 거 같아요.
사실 뭔가 모르게 이끌리어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 받고 선생님들에게 칭찬 받아야하는 것 같고 사회에 나와서는 직장 좋은 데 들어가서 승진해야할 거 같고 남들 밑에 있는 위치보다는 위에서 권위를 갖되 그걸 남용하는 듯한 태도는 보이지 않으며 적당히 존경 받으며 잘 지내며 사는게 멋진 거 같고, 그러다 결혼으로 아이가 생겨도 남자들이 삶의 태도를 바꾸어 가정으로 마음과 정성을 쏟는 경우는 드문거 같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 넓혀가는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살고 그러다 보니 부부 사이에 금이 가고 그러다가 사회에서도 한계를 느낄 즈음 가정으로 눈을 돌리고 아내와 자식들을 챙기고 만약 너무 심하게 관계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다시 봉합함서 은퇴 이후에는 함께 친구처럼 지내고 그런 그림이 일반적인 사람 사는 모습 같아요.
여기에 이반은 병에 걸리면서 죽게 되는 상황 속에서 자기 삶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처음 병에 걸려 의사를 찾을 때 의사의 권위 앞에서 작아지는 얘기가 나와요. 이반이 판사로서 가졌던 권위 의식이 의사 앞에서 무너지는데 법조인과 의사는 오늘날에도 대표적인 두 권위집단 인데요 이반은 자기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의사의 권위 앞에서 자신이 판사 시절, 회사 사장도 고위직 공무원도 작아지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이 그들과 같아졌다 느낍니다.
이 부분 재맜었어요. 법조인과 의사, 톨스토이 시대에도 대표적인 권위집단이었구나 싶고 의도적으로 두 직업군을 대비시킨걸까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렇게 상대적으로 비교하면서 남보다 높아지는 것을 추구하는 삶이 헛되다는 것을 참 효과적으로 보여주는구나 싶었어요.
이렇게 의사 앞에서 낮아지고 작아졌다가 집에 오면 짜증을 내고요. 아내는 이반을 진심으로 동정하거나 돌봐주지 않아요. 이반이 육아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삶을 산 것처럼 아내도 오페라 구경을 가고 자기 삶을 살아요. 죽을 병으로 진단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의사 저의사 소위 명의들을 만나는데도 나아지지 않고 자꾸 나빠지는데 가족들은 죽어가는 이반의 모습을 직시하지 않고 위선적인 반응을 보일 뿐이예요. 딸이 약혼을 앞두고 있어서 아내는 거기에 더 신경쓰는 듯도 하구요.
소설의 첫부분이 이반이 죽고 장례를 치르는 부분으로 시작하는데요 친한 친구나 동료들의 머리 속에는 이반의 죽음으로 생기는 자리에 누가 승진하여 자리를 메꿀것인가? 장혜식을 마치고 나면 카드게임을 가야겠다는 생각들로 차 있어요. 물론 슬픈 마음이 조금 있긴 하지만요. 또 아내도 어떻게 해야 정부로 부터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나에 골몰하고요. 넘 슬픈 모습이지요. 특별히 나쁘게 산 것도 아니고 병들기 전까지는 남들 보기에 존경도 받고 남들과 화목하게 잘 산 거 같은 이반인데 말이죠.
인생의 모숩,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간결하게 잘 보여준 소설인 것 같아요. 미니 버젼으로 대하 소설로 써야할 주제를 잘 풀어낸 듯요.
짧으니 함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