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드디어 끝냈어요.
오래 걸렸는데요 작가 역량애 감탄 감탄.
부커상 두번 받은 작가의 위력을 보네요.
반전이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얘기들이 뒤로 가면서 나오는데 스토리를 다 쓰면 재미가 없을 거라 스토리 쓰기는 못하는데요,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리스가 낳은 딸의 딸에게 남기는 아이리스의 글을 보면서 결국은 세대를 이어가는, 딸의 딸의 딸 계보 속에서 남은 아이에게, 다른 누구에게도 아닌 그 아이에게 자신이 겪은 그 모든 역사적 시대상황 속에서 개인사가 얽혀들어갔던 그 모든 것을 밝히고 써내려간 것을 읽는데 뭉클하더라구요.
결국 마지막 순간에 생각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자기가 죽고 나서도 그 존재의 흔적으로 이어질 다음 세대에 뭔가를 남기고 싶어한다는 것과 그것을 읽는 손녀는 할머니의 시대와 그 삶을 얼마나 이해할까 싶고 그것이 그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싶고요.
소설은 아이리스의 할머니 얘기도 나오니 할머니, 엄마, 아이리스, 딸, 손녀로 이러지는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어요.
결국 출판된 책을 통하여 세상에 대해, 또 아이리스와 로라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 대하여 당하고만 있지않고 한방 크게 먹이게 되는 셈이라 다른 방법보다 한 방에, 꽤 효과적인 복수를 하게 되어요. 신문에 제보해도 진실공방이 오가고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일텐데 소설을 출간해보리고 그것이 세간의 화제작이 되니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이슈를 만들고 알아서 복수를 해주고 그러는 거.
아이리스의 남편 리차드는 아이리스 아빠가 경영에 실패한 공장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문을 닫아버리고 아이리스가 신혼여행 중 아빠는 그 충격등으로 돌아가시는데 그걸 알리지도 않아요. 로라는 나이가 어렸기에 아빠가 남긴 유산도 미성년자인 로라에게는 후견인의 관리하에 21살까지 보류가 되고 로라는 리차드와 그 동생 위니프리드의 관리하에 기숙학교로 보내져요. 아빠가 죽고나니 이 두 자매의 삶이 수렁 속에 빠지게 되고 법은 고아가 된 두 여자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요.
로라는 언니와 둘이 더디든 달아나서 살길 바라는데 아이리스는 그럴 용기를 가지지 못해요.
로라의 죽음 이후에, 애초부터 로라를 지키는 것이 언니로서의 의무요 책임이었던 아이리스 였기에 그녀의 죽음 이후에나 리차드와 위니프레드의 세계로부터 탈출해 나와 옛 고향으로 돌아와 살아가지만 딸 에이미를 뺏기고 말아요
로라는 왜 죽었을까? 그 부분이 마지막까지 스토리를 몰아가는 힘이 되어요. 로라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주관대로 행동하는 성격인데 종교적인 아이예요. 고지식하게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아이. 자기가 믿었던 것이 깨어지자 자아가 부서지고 말아요.
각자 자기의 빛깔대로, 아이리스는 아이리스 식으로 로라는 로라 식으로 살아가는데 둘다 넘 불쌍하고 불행해요. 좋은 남성을 만난다는 그 흔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이 시대의 여성들은 다 이렇게 불행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또 하나, 아이리스의 복수는 리차드보다도, 위니프레드 보다도 오래 살아요. 죽은 자는 말을 못하니 오래 산 아이리스이기에 자기의 애기를 손녀에게 남길 수 있어요. 리차드도 위니프레드도 그 얘기를 없애거나 가로채서 바꾸거나 변질 시킬 수가 없어요. 오래 사는게 진정한 위너구나 싶기도 한 지점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