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3일 목요일

고 유인오 장로님을 애도하며

지난 금요일 오전, 저희 교회의 많은 분들이 갑작스런 장로님의 부고 소식으로 인하여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주일날 건강하신 모습으로 아이를 진료하시던 모습을 뵈었기에 더욱 믿을 수 없었지요.
지병이 있으신 것도 아니었고 얼마전 힘든 아르헨티나 선교를 다녀오시고도 건강한 모습으로 교회에서 뵐 수 있었기에 더더욱 믿을 수 없었습니다.




장로님은 한달에 한번씩 교회에서 소아과 무료 진료를 하셨기에 어린아이를 키우는 많은 분들이 장로님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저희는 아이들이 제법 큰 이후에 피츠버그로 이사하였기에 그렇게 장로님을 가까이 할 기회는 거의 없었지요.

항상 조용조용히 다니셨는데 대표기도 하실 때는 겸손하고 조용조용한 말투로 진심어린 기도를 올리셨고 큐티책을 열심으로 챙기셨고.... 그렇게 먼 발치에서의 교제 밖에는 나눈게 없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2015년 8월 27일)  갑자기 심장마비로 골프장에서 쓰러지시고 어떤 연유에서인지 연못에 빠지셔서 경찰이 다이버를 동원하여 시신을 건져 올리고 부검을 하면서 조용조용하셨던 장로님은 갑자기 지역 뉴스에까지 방송되는 뉴스의 주인공이 되셨고 갑작스런 장로님의 소천을 애도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장로님의 아름답고 선하신 삶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장로님은 40년동안 한 지역에서 소아과의사로서 섬기셨는데 리턴콜을 잘 해주시는 의사선생님으로 유명하셨다고해요.

아이들은 항상 예고없이 열이 오르고 다쳐서 부모들을 당황하게 하는데 주말이나 진료시간이 끝난 후에도 다급한 부모들의 전화에 잘 응답해 주셨고 처방을 내려주셨다고 해요.

주일에도 교회 사무실에서 리턴콜을 해주시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고 하고 아드님의 조사에서도 환자를 가족과 같이 여기셨다고 하구요.
항상 왕진 가방과 처방전을 갖고 다니셔서 누구든 진료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베푸셨다고해요. 또 교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남모르게 도우셨고 프리로 예방주사등 많은 진료를 해주시기도 하셨구요.

또 2000년 이후로는 거의 해마다 그 왕진 가방을 챙겨 드시고 단기 선교를 다니셨다고 합니다.
단기 선교는 10일 이상 병원 진료실을 비워야하기에 대신 진료할 의사를 구해야하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희 교회는 선교를 위한 비용, 비행기표를 비롯한 모든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하는데다가 대타의사의 페이까지 준비하셔야하니 시간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많은 부담이 가는 일이지요. 그런데 항상 그 일에 우선 순위를 두시고 진심으로 섬기셨어요.

저는 이러한 교회를 통한 한국 커뮤니티에 베푸시는 선행은 어렴풋이나마 짐작을 했었지요. 그러나 장로님께서 지역사회에서도 사랑받고 존경받는 분이신지는 미쳐 몰랐었습니다.

뉴스에 보도된 내용으로 한 이웃이 장로님에 대하여 loved and well respected 라고 표현을 하며 주말에도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언제나 데리고 오라고 했다며 이분보다 더 나이스할 수는 없다고 죽음을 애도했어요.

백인 위주의 사회에서 아시안 닥터로 사시면서 인종을 넘어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장례식장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와 장로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자하는 많은 환자의 가족들을 볼 수 가 있었어요. 아이일 때 소아과를 다니던 사람들이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어 다시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아가며 오랜 친분을 쌓아 왔던 많은 사람들이 장로님을 그리워한 것이지요. 이사를 가서 거리가 멀어진 환자들도 장로님보다 더 나은 의사를 찾을 수 없다며 장로님 병원을 고수했다고 하구요. 제 옆에 앉아 있던 20대로 보이는 낯 모르는 처자는 아드님의 조사 도중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장로님의 소천을 애도하며 안타까와 하였습니다.

저는 이리 갑작스럽게 데려가신 하나님의 뜻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은퇴 후 조용히 돌아가셨으면 미처 몰랐을 장로님의 아름다운 삶의 여정이 이렇게 갑작스런 소천으로 인하여 나 같은 사람에게 까지 알려지게 되었기에  감동을 주며 내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기회를 주시게 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장로님의 삶은 크리스챤으로서, 이민자로서 어찌 살아야하는지 보여주시는 롤 모델이시고 제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귀감이 되실 것입니다. 하나님 품 안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길....

다음은 부고 소식을 접하고 환자 가족들이 Obituary 로 남긴 애도의 글들을 옮겨 보았습니다.


Dr. Ryoo was my son's pediatrician for 18 years and I could never have found a 

more caring physician anywhere. Even though my boys are grown, any time he 


saw them he remembered them and me. I thank you for helping make my boy's 


lives better with all of your expertise and knowledge, 


always with a smile and gentle voice. you will be missed and my deepest 


sympathy to your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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