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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컴터 파일을 정리하다 육아일기를 쓴 걸 보았다.
썼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는데...
때는 바야흐로 막내가 4, 5살 무렵.
육아에 좀 한숨 돌리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같은데 몇달을 못 넘겼더라는....
재밌다.
이때 아이들이 이랬군 하면서...
2005년 6월 7일
참 우리 아이들은 프라이즈를 너무 좋아한다.
평소에 여러 행사가 지나면 그 다음날로 75%씩 다운되어 파는 자잘한 1불 미만의 장난감들을 모아두었다가 상품으로 사용하는데 효과가 좋다.
두별이는 피아노 책을 한 권씩 다 할 때마다 프라이즈를 받고 세별이는 영어 파닉스 책을 한 권 다 하면 받는다.
또 5월부터 평상시에 한글을 잘 사용하면 한 달에 한번 한국 식품점에 가서 과자를 사주기로 하였는데 그것도 효과가 좋다.
세별이는 프리스쿨 마지막 날의 경품따기에서 프라이즈를 가장 많이 받은 아이였다. 깡총 뛰는 토끼도 받고 연도 받고…
Nick 엄마 표현에 의하면 really get into the game했단다.
키가 제일 작은 세별이가 상품을 받겠다고 덩치 큰 미국 아이들을 제끼며 여기저기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상상 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평소에 프라이즈 따기에 열심인 언니들의 영향을 받은 탓이리라.
하나님나라의 상급 받기에도 열심인 아이들이 되어야 할텐데….
2005년 6월 14일
세별이는 오늘 하루 종일 친구들과 논다.
알렉스네 집에 초대 받아 로간과 다른 친구들을 만났다.
또 집에 와서는 소피랑 많이 놀고,
소피랑 놀면서 베이비 시소를 탔는데 중간에 있는 큰 구멍에 나뭇잎을 넣으며 이걸 넣으면 파워가 생긴다나…
요즘 유독 파워를 좋아한다. 스파이 키즈를 본 이후로 꿈이 발레리나에서 스파이 키즈로 바뀌었는데 그 영향일까 종이를 잘게 찟어서 통속에 담아 놓은 걸 버리려 했더니 그 종이에서 파워가 나오니 안된다나…
2005년 6월 15일
2학년인 두별이가 학교에서 공부한 것들을 가져왔다. 글 쓴 것들을 읽어보았는데 어린이 다운 생각과 상상력이 묻어 나와 귀엽고 재밌었다. 그 중 한 글을 여기에 옮겨보면
The magic stone
Once there was a girl. She played all day even if she was tired. But one day her mom said to do all her work then play. Then she was sad. But then she found a magic stone it was really magic. So she asked to let her mom disappear so she could play. So the magic stone made her mom disappear. So she played all day until she missed her mom.
The end
난 두별이가 충분히 놀만큼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글 서두에 피곤하도록 하루종일 놀았다고 스스로도 그런다. 그래도 놀아도 놀아도 또 놀고 싶은 모양이다. 놀고 싶을 때 마음껏 놀게 해 주어야 하는데…
2005 년 6월 23일
엊그제는 세별이가 소피와 두번째 슬립오버를 하였다. 소피 엄마는 불안해 했었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전혀 아랑곳 안하고 잘 지냈다. 밤에 자지 않고 어찌나 까불어 대던지.. 창밖의 별들을 함께 쳐다보더니, 에일리언이 오면 어쩌지 하고 소피가 걱정하니, 세별이는 강도가 들어 자기 인형들을 다 가져가면 어쩌냐며 너스레를 떤다. 강도가 들면 쓰잘데기 없는 인형을 가져가겠니? 결국12시가 넘어서 자서 8시반 경에 일어났는데 저번에 소피네 집에서 할 때 보다는 조금 더 잤다. 그땐 7시간 반밖에 안 자서 결국 다음날 엄청 힘들어 하더니 병이 났었다.
다른 소식은 한별이가 올해에도 노스웨스턴 썸머캠프에 가게 되었다.
한별이가 드디어 썸머캠프에서 돌아왔다. 좀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동생들이 귀찮게 해도 잘 받아주고…한별이가 가 있는 동안 한별이가 전화했을 때 기회가 되면 통화 끝 무렵 수화기에 식구 모두가 모여 ‘바이 바이’를 외쳤었는데 그 순간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그 끈끈한 그 무엇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차 안에서 세별이가 한별이 말을 조금 안 듣자 한별이가 선물을 안 준다고 했다. 그랬더니 세별이가 울기 시작했다. 이 때 한별이가 한 말, 세별이는 나보다 나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헬로키디 수첩과 스티커가 세별이에게, 키디 모양의 손거울이 두별이에게 주어졌다. 큰 언니가 먼길 떠나 돈 벌어서 휴가 차 집에 오면서 동생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 같은 분위기로…
2005년 7월 17일
오늘 가정예배 때 질문이 있었다. 어떠할 때 슬프냐고…아이들에게 차례대로 묻는데 세별이가 연달아 끼어 들며 심각하게 대답했다.
세별이왈,
엄마가 소피와 못 놀게 할 때, 인형을 안 사줬을 때,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했을 때 노우 할 때….
그렇지 세별이에게는 이런 것이 정말 큰 문제일 것이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겠지.
오늘은 헤리포터 책 6권이 나오는 날이었다. 마침 선물권이 있어서 첫째의 사달라는 요구를 별 저항없이 들어 주었다. 마침 따라간 두별이와 세별이도 인형을 하나씩 잡고 사달라 했는데 아빠가 안 사준 모양이다. 분명 슬펐을 것이다.
세별이의 불평어린 말, 우리는 God 에게 돈을 다 주어 돈이 없다나. 이 말 속에는 세별이의 돈개념이 숨어있다.
돈을 주면 거스름돈을 주는 것을 늘 본 세별이는 물건을 사면서 돈을 주면 또 돈을 다시 버는 거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주기만 하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있으니 그건 바로 헌금. 세별이가 하는 헌금은 많이 하면 50센트. 그런데도 아이에게는 하나님께 돈을 다 주고 자기가 뭘 사달라 하면 잘 안 사주는 걸로 비치는 모양.
헌금을 기뻐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야할텐데…
세별이의 5살 생일이 지나갔다. 컵케잌에 초를 꽂아서 그것도 2개밖에 없어서 2개만 꽂고 노래를 불렀다.
이제 5살이라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케잌이 작은 것에는 불만이 없었는데 왜냐하면 배변 트러블 때문에 건강 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케잌대신 김치를 달라할 정도였으니.... 초가 2개밖에 안 꽂힌 것에 대해서는 심히 불만이었다. 5살이 된 것이 그리도 좋을까
두별이가 바이올린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연습해서 어설프게 언니와 함께 연주했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생일 다음날 세별이가 하얀드레스를 입고 학교에 갔다. 자기 머리도 하얗게 되었으면 좋겠다나 드레스랑 메치가 된다고
2005년 10월 17일
하우스에서 처음 맞는 가을이다.
추위에 떨다보니 온 식구가 감기에 걸렸다. 두별이의 기침이 특히 심하다.
뜨거운 차도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예전의 몇 배로 빨리 없어지는 것 같다.
이제 잔디도 뿌렸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생활의 틀이 잡힌 듯하다.
아이들 잘 챙기고 좀 잘, 예쁘게 살아봐야지.
그런데 이 추위는 어떻게 이기지?
와 이질문 2011년지금도 겨울을 앞두고 하고 있는데...
별 노하우가 생긴 것 같지는 않고 돈 많이 벌어서 히터 확확 때는 수 밖에...
읽어내려가다보니, 요즘 젊은 엄마들 육아에 대한 열정을 보며 참 대단하다 했었는데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젠 기억조차 안나는데...
지금 읽으니 추억도 되고 재밌는데 좀 더 쓰지.... 이런 혼자말 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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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셋이고 아빠가 포닥이라 돈은 별로 없고...그런 가운데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키우려 애쓰던 모습이 담겨 있네요. 이제는 장성하여 막내까지 집을 곧 떠나네요. 모든게 넘 풍족한 요즘은 프라이즈 하나 받으려고 열심이던 우리 아이들의 저런 모습, 뭐든 노력하고 힘써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거 배우기가 힘든거 같아요.
반성이 되는 것은 제한된 돈으로 비싼 레슨비 내면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등 미래를 위한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다보니 순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지만 소비성인 것들에는 넘 아꼈네요. 그래도 생일날 초는 5개 해주지....타임머신 타고 가서 5개 꽂아주고 싶네요. ~~미국에서 아이들 생일 참 중요한 행사인데 이사하고 집관리하느라 바빠 소홀했던 거 같아요.
맘이 좀 짠해서 사진 찾아보았더니 그리 나쁘지는 않네요.
아이는 셋이고 아빠가 포닥이라 돈은 별로 없고...그런 가운데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키우려 애쓰던 모습이 담겨 있네요. 이제는 장성하여 막내까지 집을 곧 떠나네요. 모든게 넘 풍족한 요즘은 프라이즈 하나 받으려고 열심이던 우리 아이들의 저런 모습, 뭐든 노력하고 힘써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거 배우기가 힘든거 같아요.
반성이 되는 것은 제한된 돈으로 비싼 레슨비 내면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등 미래를 위한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다보니 순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지만 소비성인 것들에는 넘 아꼈네요. 그래도 생일날 초는 5개 해주지....타임머신 타고 가서 5개 꽂아주고 싶네요. ~~미국에서 아이들 생일 참 중요한 행사인데 이사하고 집관리하느라 바빠 소홀했던 거 같아요.
맘이 좀 짠해서 사진 찾아보았더니 그리 나쁘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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