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새드 앤딩.
많이 죽는다.
주인공의 죽음도 슬펐지만 주연급 조연들의 죽음이 넘 슬펐다.
구동매, 김희성, 쿠도히나....
주인공 두사람은 무결점의 인물이었다.
아씨 고애신은 출생부터 그 이후의 선택 하나하나, 삶의 여정 전부가 고급지고 의롭고 ....
최유진은 출생과 유년시절등은 비루했으나 고애신이 인정할만큼 바른 선택을 하며 '고귀하고 위대한 자'로 살아나간다. 그의 죽음의 선택도 그러했다.
그런데 구동매, 김희성, 쿠도하나는 삶에 깊숙히 새겨져있는 결점들, 오류들을 안고 살아가는 자들이었다. 고애신, 최유진 같은 무결점 주인공들을 동경하고 사랑하나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인물들. 항상 주인공은 못되고 세컨 클라스 라이프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데 이들이 무결점 주인공들로 인하여 영향받고 엮이며 죽음을 임박해서는 애국이라는 대의에 몸을 던지며 또 그들만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확인하며 그렇게 죽어가는데 그 모습이 넘 애달펐다.
열등감, 자기혐오, 증오, 아픔, 상처....무결점 주인공들에게는 없는 그런 것들에 둘둘 말려 아프게 살아가다가 뒤늦게 눈뜬 의에 몸을 맡겨 장렬하다기보다는 애달픈 죽음을 선택하는 그들.
이제 나도 인생을 많이 살았나보다.
주인공만 눈에 들어오더니 이젠 이런 조연들의 삶이 더 가슴에 남으니.....나의 모습이 무결점 주인공들보다는 이 조연들과 더 닮아 있음을 이제는 아는 것인가...
고애신을 사랑했던 세명의 얼간이 (누군가가 세얼간이라는 인도 영화를 패러디하여 아씨와 세얼간이라고 하더라) 는 모두 죽는데 누군가가 말하길 아씨는 곧 '조국' 이었노라고....
맞는 말같다. 조국이라는 대의가 아씨로 나타난 것.
이 세상 잘 먹고 잘살고 잘 쇼핑하고 잘 입고 잘 여행하고 잘 인스타에 자랑하고....
그게 한국 문화의 대세였는데 이 드라마는 삶의 대의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이 또한 상품 가치를 치밀히 계산한 화두였으려나....
그래도 애잔하게 마음에 남으며 그 시대에 의병을 택한 사람들의 찬란한 그들의 대의를 생각하게 된다.
의병도 되지 못하게 비루하였으나 애국의 죽음을 맞이하는 준주인공들의 삶의 모습 또한 마음에 남는다.
예수님이 오시면 젤로 아팠을 이들을 많이 많이 안아주실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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