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이 주말에 점심은 미트볼 스파게티, 저녁은 김치볶음밥으로 4인분 식사 준비를 했다.
그러더니 하는 말, 엄마가 하는 일 참 재미없네. 시간 많이 걸리고 힘들고 설겆이는 특히 하기 싫다고... 그 전에도 한두번 듣기는 했는데 그 땐 둘째가 있어서 도와줘가며 했었고 오늘은 혼자 오롯이 4인분 식사 준비를 설겆이 까지 했으니 정말 나처럼 한거.
요리를 제법 좋아하는데도 이런 말을 한다. 가끔 하는 것은 재밌는데 매일 식구들 식사를 감당하는 일은 재미없고 힘들거 같다고....
근데 정작 나는 요즘 식사 준비만 신경쓰므로 할 만하다고 느끼고 있다.
아이들 어릴 때는 어린애들 델고 장보고 와서는 숙제 봐주고 엑티비티 라이드 해가며 식사 준비를 해야했으니 항상 힘들고 버거웠는데 우리 세대는 마치 여자는 이런 일에 적합하게 만들어지고 창조된 양, 남자들의 도움 없이 어찌 어찌 해나갔다.
거기다가 돈 벌어 오는 남자들에게 바깥에서 힘들게 애쓰고 수고 했으니 집안일은 쉬게 해주고 대접해주고 그래야하는 걸로 엄마들에게 배웠고...내 성정상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두가지 일, 돈버는일과 집안 일을 다해본 딸이 명백하게 집안 일이 더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라는 말을 듣고 있자니, 물론 사람마다 달라서 집안 일이 훨 재밌고 신나는 일인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딸들에게도, 여자들에게도 집안 일이 본인이 경험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이었음 한다.
물론 독립적인 인간은 본인이 먹고 입고 하는 것들, 본인이 스스로 책임지며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며 살아야겠지만, 단지 여자라서 더 책임져야하는 일은 없었으면....
또 모든 남자들이 이걸 알았으면...여자라고 모두 그런 집안일에 적합하게 특수 제작되어 남자들과 달리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무한 반복되는 일에 싫증나고 힘들다는 것을....
아무튼 나는 내 시대를 살았고 많이 스트러글하며 육아와 살림을 감당했고 지금은 집안 일 하는 게 예전보다 익숙해졌고 예전보다 즐기며 하고 있다. 집밥에 대한 가치 부여를 예전보다 훨 많이 하면서 보람도 느끼면서....
스트러글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여유 시간 많고 자유로우니, 물론 코로나로 인해 그 자유를 반납하고는 있지만 전업주부의 삶이 주는 리워드의 기간이 또 분명 있어서 세상사는 단순하지는 않은 거 같다.
어쨌든 살림살기, 거기에 더 어려운 육아가 보태지는 결혼 생활....남녀가 서로 협력하며 신세대들은 지혜롭게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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