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1일 일요일

영화 미니리 감상: 미나리 원더풀 Minari Wonderful


A24라는 데서 20불 지불하고 온라인 관람 티켓을 샀어요. 시간대는 4시간 안에 보면 되도록 정하게 되어있는데 오프닝이 별로 없었다고 하네요. 또 두번 이상은 로딩을 못하므로 보다가 뭔가 중단되면 한번더 찬스밖에 없어서 염려가 되었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 봤어요.
20불 내고 4명이서 봤으니 비싸지는 않았어요.
양화 끝나면 Q&A 영상도 볼수 있는데 줌 미팅으로 진행하는지라 좀 보다 말았네요. 

영화를 본 느낌은...
윤여정씨 연기 잘 하구요 현실적으로 80년대 이민 온 가정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거는 같으나 영화적으로 특별하다는 느낌은? 감상평을 쓰면서 정리가 되네요.

한국에서의 삶이 힘들어 서로가 서로를 구해주자며 미국으로 이민 왔지만 여전히 삶은 녹녹치 않고....
영화는 두 갈등구조를 축으로 흘러갑니다.
농장주를 꿈꾸며 캘리포니아에서 알칸사로 가족을 끌고 이사 온 남편과 시골 생활이 힘들기만한 아내. 이 갈등구조와 또하나의 갈등구조는 한국에서 온,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와 심장병을 앓는 손자 사이의 갈등인데....
 삶이 때때로 우리에게 그러하듯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앞날은 어둡기만 한 그런 시간들이 찾아오고 남편과 아내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결정에 이르게 되는 지점에 다다르는데....
애써 수확한 농작물의 판로가 겨우 조금 열려 희망을 갖게 되는 시점에 농장에 화재가 나고 상황은 파국을 부채질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 파국의 상황에서 반전으로 불길 속애서 서로를 구출해내며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서로를 구해내는 존재감을 확인하며 갈등구조가 풀리고,
실수로 화재를 낸 할머니는 죄책감으로 집을 멀리하며 무작정 도망치듯 걸어가는데 심장병으로 뛰지 못하던 손자가 온힘을 다해 뛰어가서 할머니를 막아서며 가지 말라고 하면서 이 갈등구조 또한 풀립니다.
애써 수확한 농작물이 모두 잿더미가 되는 파국의 시점. 보통의 영화는 거기서 그렇게 끝나는데 그 바닥에서 오히려 갈등구조가 풀리고 가족이 하나되어 새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고 감동 포인트. 영화같지 않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으로 희망을 그려내므로 환상이 아닌 사실적인 희망을 보는 것. 갑자기 대박이 나거나 그 조짐이 보이거나 하지 않는데 희망이 보이는 것이죠.
그리고 그 희망의 상징이 미나리이구요. 
할머니가 한국에서 갖고와 미국 알칸사 시골의 어느 개울가에 심겨진 이 미나리 씨앗은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났고 애써 가꾼 모든 농작물이 화재로 소진되는 와중에 유일무이한  땅의 수확물이 됩니다. 무성히 잘 자라난 미나리를 수확하는 모습이 이영화의 마지막 장면이고  이 가족이 앞으로 미국땅에 뿌리를 내리며  생존하고 강하게 자라날거라는 믿음을 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미나리 원더풀~
희망의 상징도 너무나 사실적이지 않나요? 심겨지기만 하면 잘 자라는 미나리의 풍성함.
미나리는 키워본적이 없으므로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깻잎 원더풀~

또 다른 얘기로 서로가 서로를 구해주자는 말과 기독교의 십자가가 대비되더라구요 . 예수를 savior로 믿는 기독교가 샤머니즘과 별 차이 없어 보이는 주술적인 종교로 변해버린  능력없고 우수꽝스러운 모습.
엄마의 천국을 보도록 기도하면 심장병을 고칠수 있을거라는 말은 아들에게 부담을 안겨주는데 할머니의 너는 강하다는 말과 한국에서 가져온 녹용을 달여먹인 것이 효능을 발휘하는 것(짐작이지만)이 대조가 되구요.
어딜가나 교회를 만드는 한국 사람이지만 이들이 사는 곳에는 한국교회가 없는데 그 이유는 교회를 피해서 온 사람들이 흩어져 살고 있기때문이라하고요.
이런 묘사애서 감독의 미국이민교회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수 있었어요. 한국인의 미국이민사는 기독교와 떼어놓을수 없죠. 감독의 기독교에 대한 태도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립적인 관찰자의 태도 같은데 그 시각이 그리 차갑지는 않은 듯도 하구요.

왜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걸까요? 드라마틱한 영화적인 전개는 전혀 없는데?
미국사람들은 서부 개척시대의 그 모습을 따올릴지도 모르겠어요. 어딘가에 전투적으로 살아가야하는 우리 삶의 연걸고리를 찾을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는 사실적인 접근.
그리고  앤딩의 신선함. 드라마틱하게 뭐가 잘 된 것은 없지만 관계가 플려가면 다 풀린다는 우리 삶의 중요한 본질을 짚어주는 것.
아들의 심장병이 나아지고 있다는 의사의 소견과 식품점 납품을 따낸 희소식에도 풀리지 않던 아내의 굳은 마음, 가족대신 농장을 택한 남편에게 돈이 해결책 이냐고 묻던 그 아내의 질문에 작가는 관계가 정말 소중한 거라고 답해주고 있네요. 이것이 살짝 충격이네요. 보통의 해피앤딩은 고생고생하다가 고생의 댓가를  받게 되고 그럼 관계도 풀리고 그런건데....너무 물질만능주의 영화를 오래 봤나봐요.

아 그리고 저 아들역 맡은 아이, 연기 참 잘해요. 자전적인 영화라고 하니 저 아이가 커서 이 영화를 만드는걸텐데 똑똑하고 귀여워요.
또 윤여정씨가 표현한 할머니의 모습도 넘나 사실적이예요. 실수하고 미화되지 않고 투박하고 막말을 툭툭 던지고 심지어 영어로 까지....
그런데 사랑스러워요. 손자에게 꼭 필요한 용기와 사랑을 주는 모습. 

이렇게 쓰다보니 곳곳에 명작의 요소들이 많네요.
그런데 상 받지 않았으면 재미없네. 하고 말았을거 같은 생각도 드네요.

업데이트~

봉준호감독과 윤여정씨의 인터뷰, 봉준호 감독과 아이작 감독의 인터뷰를 유투브에서 봤는데 재밌었어요. 영화 이해에도 도움이 되구요. 봉준호 감독은 이 미나리를 질척이지 않게 가족애를 그려낸 손꼽는 가족애를 다룬 수작 중 하나라고 평가하네요. 윤여정씨는 대본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좀 읽다가 말고 대본 준 사람에게 실화냐 물었고 아이작 감독의 삶의 얘기라는 말을 듣고 다 읽어보지도 않고 바로 하겠다고 하셨데요. 

윤여정씨 연기철학이 특별했는데요, 격렬한 연기나  쥐어짜는 것 같은 연기 스타일을 안 좋아해서 담백하게 사실적으로 연기해왔는데 처음에는 그래서인지 주목을 못 받았었다고...
다큐를 보면 온갖 걸 다 지나온 할머니가 지나온 세월 얘기할때는 담담히 얘기하는데 그런 연기를 하고 싶었다구요. 그래서 연기 공부로 영화보다는 다큐를 많아 본다고 하시네요.
이러한 연기철학의 윤여정 배우와 이 미나리는 찰떡 궁합이었을 듯요. 그래서 질척이지 않으면서도 가족애를 잘 표현한 영화가 탄생한 듯요. 
캐릭터 하나 하나가 다 매력이 있었고 애정이 가는 인물들이었던듯요. 스티븐연은 농부역을 하기엔 너무 미남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봉감독도 스티븐연이 집착과 고집으로 가족들을 고생고생시키는데도 밉지 않은 귀염성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내역 배우도 잘 했구요. 아들역은 연기 처음 해보는 아이였는데 그 아이를 데리고 만들어내는 감독의 역량과 인격이 대단해보였다고 윤여정씨가 칭찬하네요. 아이작 감독이 영화 촬영마치고 촬영진등 영화 스태프들, 외국사람들한테 큰절을 가르쳐서 윤여정씨한테 하게 했는데 그것이 모든 고생을 잊게 했다고 하네요. 이런 얘기들 참 훈훈하죠. 
아이작 감독은 땡스기빙 디너로 가족이 다 모였을 때 가족들에게 이 영화를 처음 보여주었는데 그 때 무척 떨렸다고 하네요. 영화 시사회보다도 떨렸는데 그 때 부모님들의 반응은 '너가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구나' 며 무척 감격스러워 하셨다고 하네요.

자전적인 영화이지만 꼭 아들의 시각으로만 민든 영화는 아니라고.
자신의 영화를 쫒는 삶이 아빠의 농장에 집착하는 모습과도 닮아 있어서 감독은 아빠와 아들 모두이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켰고 또 다른 키릭터들에도 자신의 모습이 반영이 되었다구요. 또 윤여정씨에게 실제 자신의 할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연기해달라고 전혀 요구하지 않았고 자유롭게 연기하라고 했다는군요. 실제 할머니의 모습은 윤여정씨가 연기한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 독특하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하면서 할머니 같지 않으면서도 때론 웃어른답기도 한 사랑스런 할머니 캐릭터가 탄생한듯요. 봉감독님은 이 영화 엄청 좋아하시는 듯.
촬영이 젤 어려웠던 신은 화재 장면. 두번 세번 할 예산이 없으니 한번에 찍어야했고 불이 얼마나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날지 예측을 다 할 수 없어서 힘들었다고 하네요. 미나리는 부모님 사는 곳에 있는 미나리를 잠시 옮겨 심은거라고... 아이작 감독은 처음엔 물, 토네이도로 인한 퍼붓는 비의 물, 나중엔 불. 이것이 성경적인 물 심판, 불심판의 아이디어랑 상통한다고 얘기하네요. 봉감독은 신앙적인 것은 관심밖인지 별로 그부분 질문이 없어서 아쉽.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으며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네요~








댓글 2개:

  1. 벌써봤구나 한국은3월3일에 개봉인데 스포가됐네
    대충스토리는알고있지만 얼마나 인간의감정을 표현했느냐가중요하겠지 한궄사람만이느끼는정서도있을꺼고 더구나 이민간세대의 이야기니 더관심이갔을것같아 많이공감이되었니? 그러나한가지 미나리에그런의미를둬 영화화했다는게 참대단해 지저분한물가에잡초처럼자라는 미나리! 잘라먹으면또자라고 큰질긴생명력 난미나리하면거머리가생각나 참싫어하는나물이었는데 어느새 간해독 즉독소를없애준다는정보에 요즘은가끔필요한음식에 넣곤하지 옛날에는 한겨울에 미나리한단사뿌리는유리컵에꽂아 실내장식용으로보곤했는데 요즘은뿌리를다손질해 거의없어 하찮은 미나리가 미국에서 큰이슈로떠올랐으니 작품을만든감독도 또그영화에출연배우들도 대단해 작은거하나에 많은사람들이 기다리고기대하고있단다 나도개봉하면 이모랑보러갈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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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개봉전이군요. 정말 스포가 되버렸네요.미나리 먹어본지 넘 오래되었네요. 보시고 나면 좀더 얘기나눠보며뉴좋겠네요. 이민자라 더 이래가 가는 면이 있고 가족위해 가족위해 애쓰는 남편이 더 측은해보이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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