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4일 목요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책 리뷰



이 책은 내가 산 책은 아니고 딸이 3년전에 공항 서점에서 산 책이다. 한글책 읽어보겠다고 야심차게 산 모양인데 몇페이지 읽지 못하고 내게로 넘어왔다.
이 책을 산 이유는 표지가 예뻐서가 첫번째 이유고 제목이 특이해서가 두번째 이유라고한다.
폐북에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들이 책을 내기전에 제목을 골라달라, 표지를 골라달라 하는 걸 자주 보는데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울 딸 같은 젊은 세대 독자들은 그런 것이 넘나 중요. 것 같다. 책 내용보다도 더. 
책을 고를 때 평생 소장할 양서를 찾는 것아니라 마치 문구류 고르듯, 아니면 기분전환용 영화 한편 고르듯 그렇게 소비한다는 것. 제목은 광고 카피라이터의 광고문안 비스무리 한걸 선호하고....
뒤에 적힌 가격을 보고는 더 놀랐는데 무려 $27.60  

책 내용은 가벼운 우울증 같은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저자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면서 그 내용을 녹음하고 그대로 글로 옮겨적은 것.
저자는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사회 생활 가능하고 굴곡이 있긴해도 친구도 있고 연애도 하고... 책 좋아하고 사색적이고 여리고 감성적이고 예민하고 성장기 상처 있고....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기 비하적이고 자존감 낮고 그러다보니 남들을 너무 의식하며 꼬아서 생각하고 때로 극단적으로 생각을 몰고가며 힘들어하며 약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상담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거라 우울감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생각 패턴, 부정적인 생각들, 비교의식, 열등감, 자기 혐오등의 생각의 기작을 생생히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이 12쇄를 찍을만치 꽤나 잘 팔렸던거 같다.
책 뒤의 소감에는 '내가 발가벗겨진 기분' 이라는 말도 있고...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읽은 듯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란 존재는? 그런 질문들로 괴로웠던 그 시기. 청춘의 시기. 자기를 찾아가고 인간의 완전하지 못한 모습에 자주 실망하고 , 무결점을 추구하다 좌절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진다.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런 고민할 새도 없이 정신 없이 살아왔는데...
오즘 청춘들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이런 불안의 시대. 외롭고 불안정한 청춘의 방황 시기도 늘어나고 이런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늘어난거같다. 주변에도 젊은 세대 중 우울증 앓는 사람들을 제법 본다.

책을 쭉 읽어보면서 정신 상담을 규칙적으로 받는것이 정신 건강에 나쁘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입견이 있었는데....
약에 의존하는 것은 부작용이 따라 오면서 안 좋아보였지만 비밀보장되는 전문가에게 얘기를 털어 놓고 도움을 받으며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정신세계의 발걸음을 옮겨가는 모습은 좋아보였다.
어땠어요? 선생님이 물어보면 이번주는 좋았어요, 아니면 힘들었어요로 시작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대인관계나 생각의 패턴을 향상시켜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자신을 객관화 시키므로 혼자  체바퀴를 도는 것 보다는 나을거 같았다.

보혜사 성령님을 카운셀러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않나. 우린 모두 카운셀러가 필요한 존재. 자기 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어딘가에 비추어보아야한다.  기독교인은 하나님, 예수님께 자주 비추어본다. 사실 저자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많은 부분이 기독교적인 세계관으로 철저히 바뀌면 해결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싶기도 했다.

그리하여 사실, 50대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뭘 이렇게까지 생각해? 이걸 내가 읽고 있어야해?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상담 내용의 생각들  치졸하기도하고 꼬인게 많아서 참 피곤하다 싶으면서도 사람 내면 들여다보면 다 그렇지 싶기도 하고....
뒷부분은 저자의 단상 노트를 모아놓았는데  건전하고 좋은 글이 많았다. 왠만큼 그렇게 포장하고 좋아보이게 합리화 하면서 사는데 그글만 봤더라면 그 복잡한 내면은 짐작을 못했을 듯. 그 나이때 어록이라며 적어놓았던 나의 단상노트들과도 닮은꼴. 
그러고보면 그 나이때는 그런 고민들을 하며 살았었나보다. 완전하게 선하지 못한 모습에 아파하며 생각을 꼬고 뒤틀고 그러다 주옥같은 어록이 나오기도 하고...
작가들이 대충 이런 양면의 모습이 아닐까 싶고....
인간의 생각의 층은 여러겹이고 복잡하다.
작가의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

코로나 시대,  누구나 우울할 수 있는 시기에 정신 건강 관리 잘 해야겠다.

우와, 이책 유명하네요. 방금전 아마존에서 발견. 2편도 있네요.
링크 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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