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인물보다는 굴곡이 적은 삶을 살긴하지만 돈이 필요한 인생의 중차대한 고비들을 피를 팔아 해결하는 허삼관의 삶을 그린 소설. 피를 팔다가 즉을 고비도 넘기며 가정과 아이를 지키는 사내의 얘기이건만 슬프지 않게, 코밐하고 익살스럽게 얘기를 풀어간다.
허삼관이 이루는 가정은 피를 팔아서 시작이 된다. 가난했던 그는 피를 팔아 생긴 목돈을 유용하게 쓰고자 결혼 비용으로 쓰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허옥란에게 구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세 남자아이를 자녀로 두어 일락 이락 삼락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나름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첫아이가 6살이 돠었을 때 아내가 처녀일적 한번의 실수로 임신이 되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었고 자기 아들이 아닌 아이를 6년이나 키우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때까지 일락이는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었건만 그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결국 허삼관은 일락이를 키우며 아빠의 책임을 다하고 소설의 끝부분에서는 군대에 가서 간염에 걸려 다 죽게 된 일락이를 상하이의 큰 병원에 보내고 그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거쳐 가는 도시마다 피를 파는 여정을 거치며 죽을 고비를 넘겨 가며 일락이를 구해낸다.
이 지점에서 작가 위화가 한걸음 더 나아간 사랑을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소설 인생은 가족 간의 사랑이었다면 이 소설은 자기 핏줄이 섞이지 않은 일락이를 목숨 걸고 사랑하는 허삼관을 통해 한걸음 더 확장된 사랑을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희화적이고 '인생'의 푸쿠이의 아내, 자전과 같은 고귀함이나 고상함을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그냥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보통 서민인 허삼관의 삶을 무겁지 않게, 조금은 우수꽝스럽게 그리는데 그의 삶을 통해 우리 전 세대, 굴곡 많은 삶을 힘겹게 살아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군시렁거리면서도 양심을 지키고 가족을 지켜내고 사랑하며 살아낸 그들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허삼관은 우리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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