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일 화요일

책 읽기 : 힐빌리의 노래. 러스트벨트 노동자들 이야기

힐빌리 라는 용어. 이책으로 처음 알았는데 아팔래치아 산맥 중심의 공업지대에 살고 있는 하급 백인 노동자들을 일컫는 말로 레드넼, 화이트 트레시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아팔래치아 산맥이 지나가는 주들은 켄터키,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모두 인근의 친숙한 지명들이라서 내가 사는 곳  피츠버그도 탄광, 제철 산업의 몰락 이후 의료, 교육, 금융, 또 최근의 it 산업으로 거듭나지 않았더라면 힐빌리들이 사는 하향세로 치닫는 곳 중 하나가 되었겠다 싶었다.

저자는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백인이고 캔터키주 잭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23번 국도를 따라 오하이오 미들턴에 이주한 힐빌리 가정에서 자라났다.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들어갔고 군대에서 집에서 교육받지 못한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운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을 2년만에 졸업하고 예일 로스쿨에 진학한다.
이 일련의 과정까지의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힐빌리의 삶을 사실에 입각하여  회고록 형식으로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출간 후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민주당지지자들이었던 백인 노동계급이 왜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섰는지를 설명해준다고.
 주택보조 복지정택으로 정부 보조를 받고 노동자들 동네로 이사온 빈민들은 동네 질을 떨어뜨렸고 일하지 않고 정부 혜택으로 먹고 살면서도일하는 그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쓰고 푸드스탬프를 돈으로 바꿔서 마약을 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이른바 복지여왕. 힘든 노동으로 번 쥐꼬리만한 월급에도 세금이 붙는데 정부는 그 세금으로 복지여왕을 먹여 살리고 있으니 열불 나는 것. 

저자는 빈곤 문제가 단순하지 않으며 정부 정책보다는 빈곤한 공동체가 갖고 있는 문화와 가치관의 문제가 얽혀있다며 그 부분을 내부자의 관점으로 체험을 진솔하게 기술함으로 전달한다.
이 부분은 얼마전에 읽은 Grit 이라는 책에서 읽은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흥미로웠다.
Grit에서 재능이냐, 노력이냐 에서 사람들은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재능 탓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고 했는데 힐빌리 사람들이 그랬다. 부자들은 운이 좋았거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성실한 노력을 한 사람이라 생각지 않는다.지레 포기하는 무기력감의 팽배한데 통계로도 이들은 라틴계나 흑인보다 더 염세적이라고. 요즘 젊은이들은 희망을 갖고 얄심히.일하기보다는 포기하고 놀기를 택하고 있다. 

저자는 대학을 갈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주변에서 대학생활에 대해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준비가 덜 된거 같아 해병대를 지원했는데 해뱡대에서 촤선을 다하는 태도를 배우고 잠재해 있는 재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법을 배우는데 그 발전이 눈부시다. 해병대에서 딴 사람이 된다.학비 부담을 안고 어라버리 대학을 가는거 보다 훨씬 잘 한 선택인듯. 다양한 사람들 속애서 세계가 넓어지고 이라크 전쟁에 참야하면서 가정환경이 젛지 않은 저자이지만 미국에.태어난건  축복임을  알게 되었고 4년의 군복무 후에는 딴 사람이 되어 어찌 대학을 다닐지 길이 보였고 자신감이 있었다고.
"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능력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사람들이 내게 백인 노동 계층의 어떤 점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으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 (이것이 무기력이네) 이라고 답하는 까닭이다. 해뱡대는 외과 의사가 종양을 도려내듯 내게서 그런 마음을 도려냈다."

힐빌리 문화에서 자란 저자는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여성적인 일이고 모름지기 남자는 강하고 용기있고 싸움을 잘하고 연애를 잘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마초 기질.깡패 사회에서 통하는 룰 비슷)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를 계급상승의 중요 기회로 보고 아들일수록 더 공부를 시켰던 것과 얼마나 다른가 싶다. (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때는 운동 잘 하고 사교적이고 몸짱인 애들이 인기이긴 하다. 공부 잘 하면 너드)

힐빌리는 가족의 명예를 중시한다. 누가 가족을 욕보이면  죽음도 불사하고 맞대응을 하고 명예를 지키라고 한다. ( 인도, 이란 등에서 무법천지 인양 가족 명예 뤠손에 대응하는 외신을 보는데 거의 그 수준) 한번의 분기탱천으로 인생이 망가질수도 있는데 이를 장려한다.총은 당연히 갖고 있으니 문제가 더 심각하다. ( 이 부분 읽으면서는 러스트밸트 지역을 지나가는게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믈블 안가리는 이들의 기질이 무서웠다.)
친족끼리 모여 살면서 공동체 문화를 이루고 있는데 저자는 다행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의 유대관계가 깊어서 아버지를 갈아치우는 엄마와 살먄서도 정서적으로 안정을 그나마 유지했다.
폭력과 다혈질을 부추키는 문화이다보니 가정 폭력, 알콜중독인 가정이 많고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를 중퇴하고 틴에이저 때 임신을 한다.
이들은 증서부 산업지대가 쇠퇴하는 나쁜 상황에서 최악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저자의 가정을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때에 경기가 좋았던 기류를 타서 경제적으로는 가난의 대물림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만치 자리를 잡았음에도,  잦은 싸움, 알코올 중독 이런 문제들로 자녀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가정을 꾸리지를 못한다. 즉 외부적 롼겅보다는 내제적 성향, 문화가 불행을 만든 것.
노후에 블같은 기질들이 가라앉고 나서는 손자인 저자에겐 안정감을 주는 조부모가 된다. 워낙 가족 가족 하는 문화이다보니 손주를 진심 사랑하고 감싼다. 좋은 부모는 못 되었지만 좋은 조부모는 되어준다.
이들의 대가족 중심인 생활이 어느 정도냐면 미들타운에 살먄서도 주말이면 캔터키 잭슨에 갔었고 주중에도 몇번씩 간적도 있었다고. 차로 서너시간 거리인데. 
그러니 이웃과 사귀고 그들 문화에 동화되는데 시간이 걸렸고, 수시로 친척이 방문하고 닭을 마당에서 잡아 먹고. 이런식으로 살았으니 이웃이 좋아했겠냐고.

이런 문화가 농경사회가 깨진 이후의 근대 사회에 잘 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장점도 있는데 입대했을때 저자는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편지를 가족, 친지들로부터 받는 사람이었다고. 

저자의 할머니. 너무나 터프한 기골장대한 할머니는 손주의 확실한 보호막이 되어준다.  미들타운 전성기에 경제적 기반을 쌓았던 세대라 무기력에 휩싸이지 않고 긍정적인 말을 해 즐 수 있었던 듯. 이 세대가 지나면서는  경기침체로 모든게 하향세
" 절대 자기 앞길만 높은 벽으로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빌어먹을 낙오자처럼 살지 말거라. 네가 하고 싶은 일이면 뭐든 할 수 있단다." 
할머니가 늘 해준  이 말은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싶을 때나 군대에서 차음 해보는 낯선 과제를 만났을때 힘이 된다

이 할머니는 이런 말도 한다.
" 절대 먼저 싸움을 걸어서는 안돼. 하지만 누가 싸움을 걸어온다면 반드시 끝장을 니야한다. 원래는 절대 안 되지만 상대방이 가족을 모욕한다면 싸움을 시작하도 괜찮을거야"  (조폭같지 않은가? 할머니는 싸움의 기술도 가르쳐준다.)

미들타운이 경제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저자가 태어난 직후부터라고. 쇼핑몰, 잡화점, 식품점이 문을 닫고 다운타운에 빈 가게가 늘어났고 몰게지를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져 집을 팔지 못하니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도 못했다. ( 이 부분 보면서 집을 사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 시내도 그런 상황.. 전성기때는 생각지 못한 일) 사실 저자의 엄마는 간호사였으므로 경제적 타격없이 잘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무섭게 싸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양향으로 가정 생활을 잘 유지하지 못했다.
저자는 보통의 중산층 안정된 가정을 접할때 놀라곤 하는데 부부가 소리 지르지 않고 대화하고 험담을 내뱉지 않으며 이웃집에서도 고성이 오가지 않는다는 것에 놀란다고. 
저자는 이런 식의 표현으로 너무 슬프고 엄청난 일들이 대해 말하면서도 유머스럽게 말할 줄을 안다.  긍정적이고  이해심이 있고 문제 투성이 힐빌리사람들에 대한 애정이.있다. 이런 저자의 글쓰는 스타일이 이 책의 매력이다. 솔직하고 꾸밈없고.

러스트 밸트는 바이블 밸트와 맞물리는데 종교 이야기도 나온다.
힐빌리들의 종교는 개신교가 많은데 실제로 교회에 정기적으로 가는 숫자는 많지 않다고. 
설문 조사 결과는 믿을수 없는 것이 교회 안가는.걸 부끄러워하며 거짓말을 한다고.

저자는 재혼한 생부네집에 잠시 거주하는데 독실한 오순교 신자였다고한다. 건실한 평화로운 가정의 장점을 보았지만 맞지않는 점도 지적한다. 락 음악을 악령이 깃들었다고 보는 등, 사회의 야러 분야을 맹목적으로 불신하게 하고 단절감을 갖게 하는 점. 다른 기독교 종파를 비난하고 성경 구절을 다르게 해석하면 선을 긋고 적대적으로 보는 점. 기독교인이 품어야할 성품에 관한 이야기보다 동성애자들의 로비나 크리스마스 전쟁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종말론적 이야기로 채워진 설교를 한다는 점. 설교를 들어봐도 기독교인으로 해야할 일이 별거 없었는데 바람 피지 말고 전도하라는 두가지 정도였다고.
그러먼서도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어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서로 돕고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는 점은 경기 침체로 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기댈 곳이 되어준다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오순절계 미국 기독교가 어떤 모습인지 좀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살고 있는 미국, 그리고 피츠버그와 그 주변에 대해 새로 알게 된 점들이 많다.
새삼 미국이란 나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문화를 갖고 모인 곳이라는걸 느낀다.

영화로 제작되었고 넷플릭스에 있다.



댓글 6개:

  1. 미국사회의 난맥은 잘모르겠지만
    힐빌리를 가장 잘이용하는게 트럼프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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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빙고. 그래서 이 책이 주목을 많이 받았나봐요. 책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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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기에 답을 달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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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화가 네플렉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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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답글
    1. 한국 넷플릭스에도 있군요. 염마역 여배우는 유명한 사람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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