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31일 월요일

폭싹 속았수다. 감상 후기

드라마를 우찌 이리 잘 만들지?
나는 오애순과 양금명의 중간 세대인데 양금명에게 좀더 가까운 듯 하면서도 오애순적인 면도 제법 많은 그런 세대라 공감 포인트가 넘 많았다.

난 오애순이 아이유가 아니라 문소리로 바뀐 이후 웃상 캐릭터로 바뀐게 좋았다. 야망 많고 불만 많던 오애순이 그리 바뀔 수 있나 싶게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고 넘기며, 아둥바둥하기 보다는 그저 웃으며 지내는 모습이 좋았다.  '좋아 너무 좋아'를 외치며 환히 웃는  모습도 ' 좋아 너무 좋아' 였고.

오애순이 그렇게 살게 된 것은 첫 아이 금명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성취'에서  관계 ' 로 자연스레 삶에 대한 애정을 옮겨갔기 때문이 아닐까?

대통령도 여러번 해먹을 거야 발버둥 치던 야망이 가득했던 아이가 양관식을 사랑하고 아이를 낳으며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관계의 그물망 안으로 들어 오며 그 안에  푹 빠져버리는 모습은 아궁이 앞에서 풀무질을 하며 환히 웃는 아이유 오애순의 모습으로 각인된다.
그런데 이 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양관식 역시 오애순과의 관계가 전부인, 성취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그렇지 않은 현실 속에서의 엄마들은  엄마가 되어서는 다른 꿈들이 다 하잘 것 없어지도록 부모 자식 과의 관계로 푹 빠져들건만 그 시대, 현실 세계의 대부분의 아빠들은 적당히 학씨와 겹쳐지는 모습을 갖고 있는지라 현실의 오애순은 문소리처럼 해맑을 수가 없었으리라.

학씨의 말년의 모습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가꿀줄 모르고 소홀히 했던 사람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보여준다. 
그러먄서도 그 사람 안에 숨어있던 모습을  보여주며 이 드라마의 최고 빌런 조차도 품게 하는 것을 보면 작가의 시선이 참으로 따뜻한 것 같다. 
 ''좋아 너무 좋아' 의 순간들은 그런 시선으로 바라봤기에 창출되는 것이지 그냥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최고의 빌런은 양금명의 첫사랑의 어머니일지도. 그녀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조차 받지 못하고 아들을 블행하게 하고 자신도 불행해진 채 자기애 덩어리의 모습으로 늙어간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다.

오애순을 들어싼 관계의 그물망은 배를 사준 할머니, 새엄마의 장학금, 항상 애순이 옆에 있었던 세명의 동네이모들과 같은 가까운 관계 뿐아니라 금명를 도둑 몰이에서 구해준 가정부 아줌마로까지 빧어져서, 오고가고 스치는 사람들과 선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라고, 그게 인생의 전부라고 외치는 듯하다.
양금명이 아빠를 똑 닮은 박충식과의.만남을 갖게 된 것도 스쳐지나갈 인연에 선의를 보이고 관심 가져 준 덕분이고. 보통의 로맨스 드라마에서 추구하는 확 끌리는  매력, 그런거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세상 살면서 젤 중요한게 선한 관계 맺기야. 라고 외치는 듯하다. 양관식이 노스텔지아를 외치던 그 장면에 대사를 바꾸어 " 인생은 선한 관계맺기라고요. 스쳐지나는 관계들에도 선한 관계맺기를 하자고요" 라고 상상해본다. 드라마 막바지에서는 양관식이 구해준 배우가 식당을 대박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작가는 정말 선하게 관계맺기의 선기능을 마지막까지 노골적으로 홍보한다.

사실 성취의 동기도 상당부분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사랑 받고 싶고, 서로에게 더 위로가 되고 싶고 그런 관계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되는.것 같다
그런 상태에 과몰입되면 사고를 치게 되는 것. 양관식이가 생전 처음 투기성 가게 매입을 결정할때처럼.
상처와 비뚤어짐이 가미되면 애순이 동생처럼도 되고.

PS) 양금명이 입은 웨딩드레스가 내 시대 드레스네. 어깨 뽕 엄청 넣고 허리 잘룩하고 치마 풍성. 머리에 저렇게 막 올리고.









댓글 4개:

  1. 좋아 너무 좋아~~
    웃으며 마지막 훌쩍 거리며
    며칠 만에 다 봤다.
    아이유 팬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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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모는 누구에게, 또 어떤 부분에 공감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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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굴곡 많은 현대사 이야기를 60여년의 세월로 3세대를 걸쳐서
    제주도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역작..
    가난해서 해녀 를 할 수 밖에 없는 1세대..
    내 딸은 나처럼 안살려요 라며
    자식의 꿈을응원하는 엄마.
    그리고 무쇠같고. 지고 지순한사랑을 퍼붇는 아버지..헌신과 꿈을 조화롭게 살아가는 엄마.
    따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모들.
    돌하르방같이 애순 이네를 한방에 도와준 할머니..
    난 아버지 바다 같은 사랑.자식에대한 믿음.부인에게 세가지 약속을 지켜주고 떠나는 아버지...
    난가족사랑을을다시 배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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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눈물 없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 하지만 이모가 많이 울었을 듯 해요. 전 요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새롬게 관계의 범위가 확장과는 때라 더 그런거 같아요. 스치는 인연이라도 소중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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