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에 비가 오면서 쌓였던 눈이 다 녹아 내렸다.
이런 급진적인 변화라니 싶게.
물을 머금은 잔디는 눈 아래서도 초록색을 잃지 않고 생기를 띠고 가지런한 침엽수는 미동을 하지 않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은 마른 나뭇잎을 매달고 있는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대조를 이룬다.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고 그 위에 새도 한 마리 날아가면서 정지 화면이 아닌 생동하는 움직임을 선사한다.
내가 사랑하는 창밖 풍경으로 돌아왔네.
움직임과 고요함이 함께 있고 완전한 안정감과 대칭 구조로 단정함을 주는 침업수와 하늘거리는 듯도 하다가 요동치는 듯도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가지를 맘껏 벌린 활엽수들의 조화.
부드러운 갈색과 아직도 물기를 머금으면 파릇한 느낌을 주는 초록색이 어우러진 낮은 언덕.
하나님께서 선사해주신 내 아침 마당, 창밖 풍경.
그런데 다시 오후에는 눈 옷을 입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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