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9일 화요일

책읽기 85: 맨 부커상 파이널리스트: a little life by Hanya Yanagihara 에 나오는 구절들

 이 책의 주인공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불우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으나 비상한 두뇌로 아이비 대학을 진학하고 이후  법대를 졸업한 후 뉴욕 로펌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로이어, Jude 

그는 대학에 오기 전 10여년 세월동안 겪은 엄청난 일들의 트라우마와 그 때 얻은 신체적 장애로 인해 몸과 마음의  상처에 시달리며 자신의 과거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며,  대학때 부터의 친구인  윌램. 말콤. 제이비와 또 주변인들과 관계를 맺으며 모든 욕망의 집결지인 뉴욕에서 20대 30대 40대 그리고 50대에 진입하기까지 살아가는데...

부와 명예와 좋은 친구와 양부모와 주변인등 완벽하게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얻었음에도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불행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너무 힘들어서 몇번 책을 덮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던 책.  

한 사람에게 이렇게 트라우마가 몰려 일어나기도 힘들고, 그런 사람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살기도 힘들고, 또 주변에 이렇게나 좋은 사람들이 있기도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과 행복으로의 길은 너무나 힘들고.  

실제로는 일어날 거 같지 않은, 현실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일로 왜 이렇게 고문당하듯 읽어야하지? 사실 이런 어린시절을 겪고 이렇게 성공하며 살기란 불가능한데 왜 두 상황을 대비시켜가며 나를 고문하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뛰어난 심리묘사와 베일을 하나 하나 벗겨내는 듯한 구성으로  빨려들 듯 계속 읽게 되는 그런 신기한 책.

책을 지은 사람은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나서 소설을 몇권 쓰지도 않았는데 이 책으로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지금은 편집일을 하고 있는 여자분인데 소설의 주인공와 친구들은 남자들이라서 실제 겪은 일도 아닌데 어찌 이런 소설을 쓰게 된건지 궁금한데 별로 알려진 것은 없는 듯. 

“네 남자의 이야기 속에 삶의 고통과 공포와 사랑 모두를 담아내고 싶었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책 표지 보는 것도 고통스러운 책. 이 책 표지도 작가가 골랐다고.


네 친구 모두 젊은 날엔  누추한 주거지에 살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지만 ( 이 부분에서는 뉴욕 젊은이들의 생활의 단면을 보여준다. 친구들의 인종, 성장 배경도 다양하다. 뉴욕은 다른 세계 ) 윌램은 배우로, 말콤은 건축 설계사로, 제이비는 화가로 자리를 잡아가며 성공한다. 그 친구들의 삶의 여정도 흥미로웠다.

옮겨 적고 싶은 무릎을 치게 되는 구절들이 종종 있었는데,

말콤의 아빠는 크게 성공한 로이어 였는데 완전하지 않은 걸음걸이 때문에 위축되어 있는 주드에게 해준 말.

"부끄러워할 필요없어. 너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야. 너의 뛰어남으로 인해 너는 보상을 받게 될거야. 그런데 너가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너 자신에 대해 미안해하는 태도를 가지면 사람들은 너를 그런 식으로  대할거야. 단호하고 강인한 태도를 보여야해.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마. 동료들을 더 편안하게 하도록 그들의 입맛에 너를 맞추려고 하지마. " 로펌의 리더가 될 쥬드의 미래를 예견하며 해준 말인 듯.

또 심리묘사가 탁월한데, 이 4명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갖고 하지 않아서 인지, 내가 사춘기나 청년의 시절에나 가졌던 그런 섬세하고 예민한 마음과 자존심 강한 사고 구조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는 더욱 꼬는 부분들을 잘 표현한다.  

 쥬드가 닥터 트레일러라는 악당 때문에 다리를 다쳐 때로 절게 되고 통증으로 괴로와하는데  드디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절단을 해야하는 때가 다가오는데, 다리를 잘라내면 완전하진 않아도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인조다리로 걷게 되면 걷는 것과  일반 생활이 훨 나아질 수 있음에도 그걸 하지 않은 채 버텨온 것.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불구자라고 생각하면 그건 내가 닥터 트레일러에게 지는 것이 돼. 그러면 내가 닥터 트레일러가 내 삶의 모양을 결정하도록 하는 셈이 되잖아. 그래서 나는 아닌 척하려는 거야.   미안해. 이런 생각이 이기적이라는 거 알아. 너를 힘들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도.  

이어서 숨을 크게 쉬고 눈을  뜨고 감더니 쥬드는 말한다. 

나는 불구자야.  

그의 나이 47세. 이것을 인정하는데 32년이 걸렸다. 

알듯 하면서도 답답한, 로이어이면서도 전혀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상처입은 마음의 작동들이라 작가가 담고 싶었던 삶의 고통과 공포는 어쩌면 우리 힘으로 어찌 해볼 수 없이 찾아오는 불행 때문이기도 하고 도 한편으로는 그 불행을 해결해나가는 접근법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마음이 뜻대로 안되는 것이 바로 상처입은 마음의 문제이고 트라우마의 치유는 쉽지 않은 것

읽을 땐 힘들었는데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싶다. 몇 번을 울컥 울컥 했었다. 뒷부분에서 혼자 남은 주드의 모습에서는 언젠가 배우자 없이 혼자 남아질 수도 있는 나의 모습도 생각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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