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엔 50프로 할인 되기에 화요일 7시경 상영되는 것으로 예약하고 관람했어요.
못 알아듣는 말이 하나도 없고 심지어 내가 웃을 때 백인들은 안 웃고 있는 걸 경험했네요. 보통은 거꾸로 인데.
한국 사람이 많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다 영어 쓰는 사람들. 아주 꽉 차지는 않았어도 제법 인기가 있었어요.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될때 반응이 엇갈렸던 걸로 기억해요. 뭔가 맥락이 어쩔 수가 없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던 듯한데 제가 본 느낌은 맥락을 이해하며 주인공을 논리적, 정서적으로 이해하면서 의미를 추구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더구만요. 그렇게 보면 안 될거 같고 블랙코메디로 봐야하는 영화라 생각했어요.
저는 재밌게, 와 천재적이네 이러면서 봤어요. 연기자들의 연기도 다 좋았구요.
중산층 전문직의 몰락은 요즘 우리가 격고 있는 문제이고 생산직의 몰락은 이미 미국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고, 그리하여 미국 시장에서 반향이 좋을 듯해요.
저는 재밌었던 부분이 첫번재 희생자 부부의 모습이었는데 전문직 종사자의 한 분야를 파고든 사람의 몰락을 블랙코메디식으로 잘 표현했다 감탄했어요.
두번째 세번쨰에도 그런 부분이 더 멋지게 묘사되었더라면 훨 멋진 작품이 되었을거 같아요. 뒤로 가면서는 좀 늘어진다는 느낌.
개연성 면에서, 그렇게 해야했나? 이런 걸 따지자면 납득이 안 가고요. 또 윤리적, 도덕적, 교훈적 메세지를 찾으려 하면 그도 아닌 그런 영화이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어이없는 웃음 포인트들과 화면처리의 아름다움과 번득이는 재치를 즐기게 한 영화. 충분히 영화제 상에 노미네이트될 만 한 영화라 느껴졌어요.
한편으로는 제지공장이 자동화되면서 중간 관리 책임자도 그 아래 일하는 사람이 사라지니 감원이 되어야만 했던 이병헌이 마주 했던 상황은 어쩌면 AI 시대에 너나 없이 마주하게 될 상황들일 수 있겠다 싶어서 마냥 웃으며 볼 수 만은 없었어요.
이병헌이 완전 자동화된 제지공장에서 유일한 관리자로 혼자 남아있는 모습은 미래 인간의 직장 생활의 고독을 보여주더군요. 동료도 없고 얘기나눌 사람도 없고. 기계 소음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유일한 위안은 가족 뿐.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숲 속에서 나무를 자르고 잔가지를 쳐내고 껍질을 벗겨서 매끈하게 처리하여 트럭에 실어내는 이 모든 과정을 기계라 할지, 로봇이라 할지 모르겠는 그런 장치들이 순식간에 해내는 모습을 보니 무섭긴 하더라고요.
어쩔 수가 없는 세상이 곧 도래할 거라는 두려움.
제가 마침 이세돌 구단이 AI 에게 바둑을 진 이후로 바둑계가 어떻게 되었나 등의 미래사회에 대한 책을 일고 있는 중이라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로컬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보다니, 넘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