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드라마 미생을 보고 나서

몇년 전에 쓴 글인데 가끔 읽어보려고 옮겨왔다.

미생, 그 유명한 드라마를 뒤늦게 봤다.
내 나이엔 내 자신보다 울 자식들 직장생활이 그려지게 되고.... 맘에 오래 남는다.



먹고 사는 게 참 힘들구나.....

명대사들이 많다고들 하던데 내겐 시간이 지날수록 두가지가 남는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 일터로 나가든, 아무리 늦은 시간에 일터에서 돌아오든, 더 일찍 더 늦게 움직이는 그 누군가가 항상 있었다는 말.
이 말을 떠올리면 다들 참 부지런히 열심히 사는데 나도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게을러지는 몸과 맘을 추스리게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계약직 직원인 장그래가 회사를 떠날 날이 다가오자 정규직이 되고 싶고 뭐고를 떠나 단지 일을 하고 싶다던......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어딘가에 소속 되어 지고 사회의 일원이 되고....일은 세상과 연결되는 연결고리이며 또다른 신입사원, 영희에게 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발견하게도 해주는데 일이 사라짐에 따라 그 모든 것이 없어지는 거였다.

나의 일터는?
전업주부들은 교회나 학교 봉사, 지역 봉사등이 세상과의 연결고리요 존재감을 주는 곳이기도 한데....
내게는 가정이지 싶다.
갱년기의 고장나기 쉬운 몸으로 한창 예민하고 바쁜 아이들 건사하느라 지치다가도... 번쩍, 내가 돌볼 가족과 일이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장그래를 떠올리며 하게 된다
장그래처럼 치열하게 전쟁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내지 않아도 이 직장은 어차피 퇴직도 없는 평생 정규직임도 감사하다. ^^

모자란 스펙을 채우려 늘 긴장하며 한자락의 여유도 없이  심각하고 열심이던 장그래의 모습을 떠올리면 안타까움이 애잔하게 퍼지며 삶에 대하여 긴장하게 되고, 나 또한 장그래처럼 스펙 쌓으며 준비할 겨를도 없이 던져진 가정, 인생이라는 일터에  신입의 자세로 더 열심히 살아보리라 생각도 하게 되고.....
드라마 하나 보고 나서 상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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