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5일 목요일

책 읽기 : 슬픈 세상의 기쁜 말 2 편

이 스토리는 어떤가?
시장의 떡집 아줌마가 자신의 멘토라고 소개한  야채 장수 언니.

애들에게 나같이 살지 않으려면 성공해야한다고 말핼때
" 빛이 안나도 괜찮아. 하지만 따뜻해야해. " 라고 말해준 언니.

떡집 아줌마는 말한다.
:언니랑 있으면 평온해져요. 내가 뭔 말을 하든 언니 입으로 들어가면 다 괜찮은걸로 변해서 나와요. 문제는 여전하지만 사는 게 더 쉬워지지도 않지만 그래도 언니랑 있으면 사는 것아 더 괜찮은 일이 되어요."

이런 사람을 어찌 안 만날 수있으랴.
그래서 저자는 야채장수 언니를 만났다.

그녀의 삶도 쉽지 않아서  우울증이 찾아왔었단다.

그너의 우울증 탈출법 세가지.

1. 일기를 썼다고 한다.
매일 쓴 일기가 박스에 가득하다고.
시장에서는 별 일이 다 일어나고 싸움도 많은데 머칠 지나 읽어보면 별일  아니었다 느껴지더란다. 중오한 일은 여전히 며칠 지나도 중요하고. 다시 일기를 읽으면 그런게 보인다고.

또 행복한 순간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그 순간 기뻤던 일이 기록된걸 읽어보면 분명 삶에 기쁜 순간들이 있음을 기억하게 된다고

마음가짐도 달라진다고.
" 집에 돌아가면 일기를 쓴다는 걸 아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일하다가 잠깐 본 구름도 더 기억하고 싶고 그랬어요. 매일이 똑 같고 가치없다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런 생각을 안하게 되었어요."

2. 동화책을 읽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던 엄마의 마음이 되돌아와져서 자식 잘 되길 바라던 내가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3. 제일 아끼는 물건, 천원짜리 플라스틱 컵에 커피든 차든 담아서 하루에 한번  5분~10분 정도 밖의 나무를 바라보며  천천히 마신다고.
 그 컵은 2층에 세 살던 새댁이 좋은 집주인 만나 편히 지내다 간다며 선물한 거.
그 시간에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었던 나. 그런 게 조금씩 보인다고.
몇그루 안되는 나무들이지만 자연 속에서 느끼는 존재감 또한 그 순간 느낀다고.

이렇게 그녀는 우울을 이겨내고 삶의 어둠에 작은 빛을 비추어내고 질서를 잡아갔다.

아 천원짜리 컵.
얼만전 60 생일이라고 100배는 비싼 컵을 선물 받은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우리 삶을 붙들어내는 건 이런, 서로를 향한 마음의 작은 스토리들이 버팀목이 되는구나 싶다. 돈으로 결코 살 수 없는 것들.

베지근해지다 라는 단어에 담은 한 할머니의 스토리도 좋았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로 와서 해녀로 살았던 대쪽 성품의 별명이 '강장군'인 할머니.

인생에서 뭔가 아쉬워 78세에 노인대학에서 글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쓴글이 소녀였을 시절을 쓰고 보니 소녀에서 노인으로 훌쩍 세월을 보내는 동안 세상을 하나도 모르고 살았음이 깨달아져, 글을 읽게 된 이후에도 뭔가 계속 아쉬웠던 것이 이거로구나 깨닫고 그 이후로는 노인대학에서 별명이 '잘 듣는 사람'으로 통하며 뭐든 배우고 알려고 한다고. 

할머니는 벽에 다가 귀를 대고도 듣고, 듣는데 영심인데 듣다보면 귀가 배지근해진다고 . 어떤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뜻이다.

저자가 이 할머니를 만났을때 그의 나이 85세.
그는 말한다.
" 난 이 세상이 어떻게 이 세상이 되었는지 궁금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해 알고 싶고 세계 모든 나라의 언어를 들어 보고 싶고, 우리나라 각도는 어떻게 각도가 되었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고 각 도에서 사람들은 뭐하고 사는지 그 사람들은 어떤 고통을 겪고 무슨 말을 하고 사는지 알고 싶어.
이런 말 듣고 천국 가면 거기서도 기억할 수 있을까 궁금하고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천국ㅇ 모습이 바뀔지도 궁금해.
내가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 한 2~3년. 남았을까? 내가 지금 듣는 것은 다시는 못 듣겠지. 다시는 이야기도 못 나누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주 열성적으로 듣기 돼. 귀가 배지근해지지."

이 할머니의 말도 나를 부끄럽게 한다. 78세에도 한글을 깨치는데 나도 영어 공부에 더 열심을 내볼까?
지금 내가 이해하는 걸로 천국을 상상하긴 하지. 그렇다고 내 이해가 바뀌면 천국의 모습도 달라질까? 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 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삶인데 그 삶이  천국의 삶도 바꿔줄거라 믿고 열심을 내다니.  
천국의 상급이 다르다고 알면서도 열심을 내지 못했던 내가 또 부끄럽다.

노인대학을 밥 먹고 친구 만나고 지루한 시간 흘러보내려고 슬렁슬렁 다지지 않고, 배움의 열정으로 다니는 할머니. 옆방에서 무슨 얘기하나 듣고 싶어 벽에도 귀를 갖다대는 할머니.
제주도라는 섬에 갖혔고 결혼 이후 집안에 묶였던 여자의 삶을 살았기에 억압되었던 배움의 열정이 78세에 글을 배우고 나니 더욱 거세져서  85세애도 불타고 있다니.
이 할머니 스토리 앞에서 많이 부끄럽다.

댓글 2개:

  1. 힘이 나는 글 읽으며
    나도 미국조카가 선물한 컵에 따듯한 보리차로 창밖 눈꽃 보면서..
    마음이 배지근 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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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커피 잔에 담긴 스토리, 따뜻한 하루의 스토리를 건져올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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